내가 좋아하는 것들/영화속 내생각

에베레스트

carmina 2015. 10. 10. 23:29

 

 

2015. 9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It's there.

왜 산을 오르는가에 대한 이유..

산이 거기있기 때문에..

 

인류의 가능성은 늘 위험한 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곳에서부터 시작했다.

할 수 있지 않을까?

누구도 엄두를 못내던 에베레스트도 누군가의 가능성을 생각했다.

위험하지만 할 수 있지 않을까?

 

에베레스트는 몇 천년동안 늘 거기 있었지만

그 곳에 처음 오른 자는 근세기인 1953년 영국의 힐러리경이었다.

그 전에는 아무도 그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 곳에는 마녀가 살고 있다고 생각했고

혹 그 마녀에 도전하기 위해 떠난 사람들은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그 마녀는 점점 위대해져 갔고

누구도 섣불리 산을 오르지 않았다.

 

힐러리 경이 오른 뒤, 봇물터지듯이 너도 나도 그 길을 따르기 위해 올랐다.

장비가 현대화되고, 극한의 추위에서도 견디어 낼 수 있는 옷과

산소를 보충할 이동용 산소통, 그리고 전문 장비들.

 

이제는 에베레스트 봉우리를 정복하는 목적이 아니고

인근의 7개의 최고봉들을 정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바뀌었다.

젊은 시절 내가 쓰던 등산장비 중 코펠도 이름이 로체였다.

 

어느 해인가 방글라데시를 가기위해 네팔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가는데

비행기가 어느 눈덮힌 산과 평행으로 나르고 있는데

멀리 보이는 산이 에베레스트라고 기내 방송으로 알려 주어

생전 처음 본 그 거대한 지구산맥을 아직도 기억한다.

 

에베레스트도 올라가기 적당한 기간이 있나 보다.

하긴 어느 산이라 다 그럴 것이다.

특히 에베레스트라면 눈이 적고 바람이 적은 시기가 있을 것이다.

 

그 시기에 맞추어 전 세계의 내로라 하는 등산객들이 산을 찾았다.

그리고 누구나 다 전문가가 아닐테니 희망자를 받아 그룹을 만든 뒤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리드를 한다.

 

오늘의 주인공도 그런 에베레스트 등반경험자다.

부인으로 나오는 키이라 나이틀리는 해산이 얼마 남지 않은 임산부다.

산에 자주 가던 남편이니 그러려니 하고 안심하고 보낸댜.

 

에베레스트을 가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리다 보니

그 곳도 도봉산 등반로처럼 붐빌 것이 예상되어 올라가는 날짜를

서로 다르게 하자고 제의했건만 모두 자신들의 의견을 고수한다.

이미 사고가 여기서부터 예고되었다.

산에서 양보하지 않는 태도는 사고를 부를 수도 있다.

 

이 영화는 실화다.

전문가가 보기에 이미 예견된 사고지만

등반할려는 사람들은 뜻을 굽히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강행한다.

모두가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기에 그 고집을 꺽을 수도 없다.

 

등반이 시작되었다.

에베레스트까지 고도에 따라 4개의 베이스가 준비되었다.

 

높이 8800 미터 정상을 가기 위해 4번째 베이스까지는 비록 힘들지만 순조롭게 갔다.

그렇지만 그 곳에서부터 모든 상황을 예상대로 되는 것이 없다.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 없고,

이 정도 견딜 줄 알았던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고산증은 예견된거라 극복해 내지만

신체의 다른 곳에서 이상이 생긴다.

 

대장은 정확한 시간계획으로 진행하지만

따르는 대원들은 정복하고자 하는 욕심에

시간이 지났는데도 억지로라도 가겠다고 욕심을 부린다.

 

처절한 영화를 보고 있다.

마구 때려주고 싶은 대원들이다.

자신이 터무니없는 욕심을 부리면

생명이 위험한 것은 안중에도 없다.

 

조직사회의 일면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사고방식들.

프로젝트가 망가져 가고 있다.

 

그리고...

그 욕심은 시체도 찾을 수 없는 에베레스트 안에

같이 묻혀져 버린다.

 

공중에서 본 에베레스트의 모습만 보면

그저 평화로움 뿐인데...

이 영화에서 보는 에베레스트는

눈이 쌓여 있는 모습만 봐도 절망이 먼저 생각난다.

 

에베레스트는 악마다.

그 곳에 오르고자 하는 등산객의 4분의 1만이 겨우 성공할 뿐이다.

그 뿐인가 에베레스트는 악어같이 사람들을 통째로 먹어 버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간다.

산이 거기 있으니...

It's thj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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