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노래 한곡의 추억

나의 애창곡 (56) - 太陽下山 - 영화 스잔나 주제가

carmina 2015. 12. 16. 15:56

 

 

 

 

 영화 스잔나 주제가

 

 

 

 

고등학생시절이던가..

어느 날 아버님의 직장 친구분이 우리 집에서

아버님과 한 잔하고 계시는 중에 내가 방 안으로 들어가

무릎꿇고 인사드렸더니 내게 물어 보시는 말씀이

영화 수잔나를 보았느냐며 물었다.

 

그 분은 아마 우리 집 형편과는 다른 생활에서 사는 분이셨을 것이다.

감히 영화관에 가는 것을 꿈도 못 꾸는 시절이었고

학교에서 가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끝나면

그 당시 상영중인 영화를 하나 지정해 주고

단체관람을 유도하던 시절이지만

평생 문화생활이란 것을 모르시던 부모님에게

영화보기 위해 용돈달라는 말은 감히 꺼내지도 못하는

우리 집 환경이었다.

 

그런데 수잔나 영화를 봤느냐고?

물론 당연히 보지 못했다 했다.

그러시더니 혹시 운동하는 것 있느냐 하시기에

탁구를 좋아한다 했더니

좁은 공간에서 운동하는 탁구 말고

더 넓게 세상을 알 수 있는 테니스를 배우라 충고하시고는

내게 약간의 용돈을 주셨다.

 

당시 형제들이 많은 우리 집에서는

용돈이라는 단어조차 낯설은 단어였고

설날에 세배하여 받는 돈 이외에는

개인 용돈이라는 것은 전혀 없었다.

그것도 초등학교때까지는 세뱃돈을 1원이나 2원씩 받았는데

중학교 들어가니 그 마저 컸다고 받아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까 내가 태어나 세뱃돈 받은 기록은 공식적으로 6학년에 끝났다.

그래서인지 나는 지금도 돈 가치도 모르는 어린 조카들에게

세뱃돈으로 만원 넘는 큰 돈을 주는 것을 이해를 못한다.

그렇지만 다른 동서들이 그렇게 주니 나도 같은 금액을 주어야 한다.   

 

교회에서 이성들과 어울리기 제일 좋은 운동은 탁구였다.

탁구 잘 치는 학생은 어디가던 관심을 받고

여학생들에게 손을 잡고 탁구폼을 가르치기도 했기에

남자들은 너도 나도 탁구치기에 열심이었다.

 

그런 연유로 교회에서 친구들끼리 탁구를 상당히 좋아했는데

늘 남의 것을 빌려서 하는 것이 조금 챙피했던 차에

덕분에 드디어 내 뱃트를 살 수 있어 좋았고

또한 영화 수잔나를 보러 가는 호사를 누렸다.

 

리칭이 주연한 '스잔나'

배다른 자매가 한 남자를 좋아하는 슬픈 러브스토리 영화.

남자는 언니를 좋아했지만 욕심많은 동생이

결국 남자를 쟁취한다. 그러나  

후에 동생은 불치의 병에 걸려 죽어가며 언니에게 남자를 돌려주는

내용인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리칭이 얼마나 아름답게 보였는지

모든 친구들이 리칭의 미모에 폭 빠졌었다.

 

이 노래는 마침 그 당시 영화가 워낙 유명해서인지

매주 한 번 씩 가서 노래를 배우던 싱얼롱시간에도

이 악보를 가지고 노래를 배웠다.

 

슬픈 러브스토리의 OST인 이 노래를 내가 배울 때 제목은 

태양하산 (太陽下山)이었는데 인터넷 검색해 보니

청춘무곡 (靑春無曲) 으로 제목이 달랐다.

 

내가 아는 원어로 부를 수 있는 몇 개의 중국어 노래 중 하나다.

지금도 기타를 잡으면 이 노래를 즐겨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