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노래 한곡의 추억

나의 애창곡 (66) Cielito Lindo

carmina 2016. 1. 21. 10:31

 

 

Cielito Lindo

 

Ese lunar que tienes,
Cielito lindo, junto a la boca,
No se lo des a nadie,
Cielito lindo, que a mi me toca.

 
Ay, ay, ay, ay,
Canta y no llores,
Porque cantando se alegran,
Cielito lindo, los corazones.

 아 야 야 야
Ay, ay, ay, ay,
Canta y no llores,
Porque cantando se alegran,
Cielito lindo, los corazones. 

 
De la Sierra Morena,
vienen bajando,
Un par de ojitos negros,
Cielito lindo, de contrabando.

 
Ay, ay, ay, ay,
Vienen bajando,
Un par de ojitos negros,
Cielito lindo, de contrabando.

 
대기업인 S건설에 다니던 1991년부터 멕시코를 참 많이 다녔다.

어느 건설업체도 기대하지 않았던 그 곳에서 우리 미주 영업팀의 소수인원은

똘똘 뭉쳐 노력한 끝에 입찰하는 것마다 무조건 1등으로 수주하고 나중에는

몇 십억불의 프로젝트를 2개나 수주하는 등 노다지를 캐냈었다.

 

덕분에 한국인에게 발음하기 편한 스페인어를 배울 기회가 있었고

전세계로 출장을 갈 때도 Thank You 보다는 Gracias 라는

인사가 더 정감있고 편했다.

 

자주 다닐 때는 거의 한달에 한 번 2달에 한 번 멕시코를 출장다니면서

늘 식당에 가면 듣는 노래가 바로 이 노래다.

물론 이 노래는 그 곳에서만 듣는 것이 아니다

 

전세계 어디든 식당에 상주하는 밴드들이 부르는 18번이다.

나도 클래식을 좋아하면서 루치아노 파바로티나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가 부르는 흥겨운 이 노래를 참 좋아했다.

 

멕시코 대형식당에 가면 무대에서 통이 큰 알록달록하고

멋진 드레스를 입은 아가씨가 치마 끝을 잡고 춤을 추면서

이 노래를 부르다가 마지막에 부분에 경쾌한 동작으로

멈추면 터지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흥겹다.

 

특히 가리발디 광장에 저녁시간에 가면 여러가지 기타와 트럼펫으로

구성된 소규모 악단인 엘마리아치들이 무척 많아 약간의 팁만 주면

나 만을 위해 이 노래를 불러 주기도 한다. 

 

이 곡은 멕시코의 '아리랑'같이 늘 부르는 애창곡으로

멕시코 관광 중 투우를 보러 가면 투우장에서

투우공연 전에 이 노래가 거대한 스피커로 우렁차게

울려 퍼지고 조금 이따 팡파레가 울린다.

 

멕시코라는 나라.

늘 그 이름 앞에는 '정열'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태양이 뜨거워서 그런 것이 아니고

그들은 정말 놀기를 좋아한다.

저녁마다 멕시코 거리를 나가면 거의 모든 식당에서

음악이 울려 퍼지고 거리의 악사들이 많다.

 

멕시코 국기의 색깔같이 그들의 옷 위에 걸쳐 입는 망또는 알록달록하고

참 많은 건물들이 국기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멕시코하면 생각나는 식물이 아마 선인장일 것이다.

우리 나라도 볏짚으로 소 여물도 쓰고 모든 농기구를 만들어 내듯이

그들은 선인장으로 전통 술인 데낄라를 만들고,

선인장의 섬유질을 이용하여 천을 만들고

선인장을 얇게 벗겨서 종이 대용으로 사용하고

선인장을 잘게 썰어 찌게를 끓여 먹기도 한다.

 

 Cielito Lindo는 파란 하늘이란 뜻이다.

그렇지만 정작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 시티는 파란 하늘이 아니다.

18세기에 아즈테카인들이 호수를 매립하여 지은 도시라

고산지대의 분지에 자리잡은 멕시코 시티는

지형적인 영향 때문에 도심의 매연이 빠져나가지 않아

늘 매캐한 매연과 뿌연 하늘만 볼 뿐이다.

차들은 노후하고 수없이 많은 차들이 뿜어내는 배기가스는

여행객을 힘들게 한다.

그리고 번화가에서는 경찰들이 차량을 통제하는

호루라기 소리로 정말 시끄럽고 어지럽다.

아마 파란 하늘을 간절히 바라기에 이런 노래를 좋아하는 것일까?

그러나 멕시코시티를 벗어나면 정말 파란 하늘의

시골 마을들을 구경할 수 있어 좋다.

 

정열적인 나라답게 길거리에서는 수없이 많은 연인들이

남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진한 키스를 나누고

사거리에서 교통신호를 기다리는 차안에서도

운전자와 연인이 키스에 빠져

차량이 움직이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불행한 것은 멕시코 원주민인 인디오 족은 주로 사회의 하류층이며

원주민과 백인의 혼혈인 메스티조가 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다하고 있으며

백인은 부유한 삶을 누리고 있다.

 

아침이면 호텔 앞이나 근처의 식당에서

애기를 안고 조악한 선물을 팔러 다니는 인디오족들의 

시선이 안타깝기만 하다.

 

늘 남미지역을 다니면 느끼는 것이지만 

스페인과 포르투갈이이 점령한 300년동안의 

남 아메리카의 원주민은 언어를 잃었고, 혈통을 잃었고

종족을 잃었으며 미래를 잃었다고 생각된다.

우린 다행하게도 일본에 점령당한 36년이지만

말을 잃어 버리지 않고 피가 섞이지 않았으며

일본이 떠나가며 다시 우리의 한국을 찾을 수 있었다.

만약 일본의 통치기간이 100년이 넘었다면

우리도 아마 우리 말과 풍습을 완전히 잃어 버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관광객들에겐 조금 위험한 도시인 멕시코 시티는

밤이면 거리를 다니지 못할 정도로 범죄가 많고

호텔에서도 가끔 밤에 총소리가 들릴 정도로 심각한 치안이다.

 

거의 대부분이 캐톨릭 신자인 그 들은

그들의 생활 속 어디서나 성모 마리아 상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주일이 되면 성당을 향해 성당의 마당에서부터

무릎으로 기어서 성당으로 들어가는 열성신자를 자주 본다.

 

1985년 멕시코 대지진으로 부서진 집들이 아직 그대로 있고

멕시코 시티의 중앙에 있는 소칼로 광장의 멕시코 성당은

얼마전 007영화의 스펙터의 첫 장면에서 보는 것처럼

그 당시 지진여파로 한 쪽이 기울어 진 채로 그대로 있다.

 

멕시코에 가면 늘 찾아가는 관광지가

테오티우아칸에 있는 피라미드인데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왕들의 무덤인 반면

멕시코의 피라미드는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신기한 것은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이집트나 멕시코 두 지역의 피라미드들이

모두 별자리를 이용하며 만들었기에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피라미드들의 배열이비슷하다.

 

오래 전 영화 아포칼립토를 보고 난 후

내가 올라갔던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신에게 사람을 제물로

바쳐 죽이던 곳이라 생각하니 섬뜩했고 그 이 후

방문한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붉은 혈흔이

보였다는 것은 아마 선입견으로 봐서 그랬을 것이다.

 

멕시코... 

그 들과 노래로 어울리고 싶은 곳

데낄라가 맛있던 곳.

 

그 곳에 다시 가고 싶다.

 

(사진 : 가리발디 광장의 엘 마리아치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