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음악과 삶

포르투갈의 포르투에서 본 음악회 (마이클 니만 피아노 독주회)

carmina 2016. 6. 28. 21:06



2016. 5. 22



직장 생활동안 해외 출장을 가면 저녁에 혹시 그 도시에

좋은 클래식 공연 있으면 보러 갔기에 이번에도 여행 중 그런 기회가 있었다.


포르투갈의 포르투 관광중 저녁에 포르투의 예술의 전당이라 할 수 있는

Casa de Musica 에서 영화 피아노의 OST 작곡자로 잘 알려져 있는

마이클 니만의 피아노 독주회를 찾았다.


그는  2004년에 오래 전에 한국에서 연주회도 가졌다.


예매를 위해 낮에 공연장을 찾아가니 공연장 앞의 넓은 공간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즐기는 사람들과, 듀오댄스를 즐기른 청년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원래 포르투 심포니가 베토벤 교향곡을 연주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취소되고 마이클 니만이 연주한다기에 당일 예매권을 샀다.


마이클 니만은 영화 '피아노'의 포스터에서 보는 바닷가 피아노 옆

춤을 추는 소녀의 모습이 생각나고 끝없이 흐르는 피아노의 연주가 인상적이었는데

그 연주가 바로 마이클 니만의 작곡한 곡이고 직접 연주했다.

그 외에도 영화음악을 많이 작곡하고 실험적인 음악도 많이 발표했다.


티켓을 예매하며 내가 관광객 옷차림인데 이렇게 와도 괜찮은지 확인해 두었다.

그리고 맨 앞에 구석 자리가 남아 있어 표를 사 두었다.


그런데 공연 팜프렛이 없다. 어떤 연주를 하는지 궁금했다.


넓은 공연장. 눈으로 대충 세어보니 거의 2000석에 가까운 좌석이다.

그런데 좌석이 모두 일렬로 되어 있다. 앞 뒤 금속으로 된 의자의 간격이 넓으니

중간 통로는 없어도 도는 듯 했다. 의자에 앉으니 저절로 의자가

앞으로 나와 등을 기대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의자를 내리고 올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공연 전에 넓은 홀은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만석이 되었다.


무대에는 피아노 한대 그리고 전면에 스크린이 내려 와 있다.

공연 시작 전에 내 자리 옆에 커다란 바위가 있어 무척 궁금해서

안내에게 물어보니 자기가 앉을 의자라며 그 바위를 가볍도 들어 옮겼다.

코르크란다.


시작 시간이 10분 정도 지나서야 마이클 니만이 평범한 양복차림으로 나오고

안경을 머리 위로 올려 놓은 채로 연주했다.


놀라운 것은 악보를 보면서 연주하는데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악보를 바닥에 내려 놓는 것이다.

그리고 스크린에 보이는 지극히 일상적인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보며

피아노를 연주하는 데 같은 멜로디가 끝없이 반복되었다.


영상은 지루하리만큼 같은 장면을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피아노도

같은 소절을 연주하니 문득 영화 피아노의 멜로디가 생각났다.


그런데 묘한 것은 의미없는 영상은 참 지루한데 음악이 있어 영상에서

혹시 다른 장면이 나올 까봐 눈을 떼지 못했다.

그것이 영화에서 음악이 주는  매력이었던가?


거의 2시간동안 연주하는데 정말 지루했지만 무언가 한 방을 기대하고

기대했지만 결국 그렇게 연주회는 끝났다.


연주 후 연주자는 관객의 기립박수에 무척이나 거만한 몸짓으로 나와 인사했다.

연주가 그다지 훌륭하다고 생각안했는데 전 관객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고

몇 번의 커튼콜이 이어졌다.

 

아! 베토벤이 그립다.


연주 후 공연장 밖에서는 낮에 본 듀오 사교팀을 추던 젊은이들이

옥외 공연중이었다. 그게 더 보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