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유럽방문기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내, FCB 축구 경기장

carmina 2016. 7. 14. 17:36



2016. 5. 30,


지난 밤에 그라나다에서 마드리드행 렌페로 밤 11시 넘어 마드리드에

도착하고 예약해 놓은 인근 숙소를 찾았으나 방향감각을 잃어버려 역 앞에서

몇 사람에게 물어보고 겨우 12시나 되어서야 체크인 했다.


오랜만에 개인 독방에서 잘 수 있었으나 잠시 뿐, 또 새벽에 숙소를 나섰다.

그 새벽에도 기차역은 많이 붐볐다.


바르셀로나. 마드리드보다 오히려 바르셀로나라는 지명이 더 쉽게 다가온다.

오래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막식할 때 듣던 아나운서의 바르셀로나 발음이 아직도 생생하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가우디라는 천재 건축가의 전설같은 역사가 있는 곳이기에 

일부러 마드리드보다 바르셀로나의 체류기간을 길게 잡았다.


기차가 시속 300km로 달리며 스쳐 지나가는 창가에 눈에 익은

외국 브랜드 이름들이 보인다. BASF, IP 등 등..


바르셀로나에서 숙소를 찾는데 또 힘들었다. 아무래도 GPS가 필요할까보다.

숙소에서 조금 능글맞게 말을 하는 여자가 숙소 사용 안내를 얘기한다.

주방에서 전자레인지와 스토브 사용하에 별도의 비용과

수건을 제공하는데 별도의 비용이라는 조건이 마음에 안들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다. 관광지이니 그러려니 할 수 밖에..


지도를 보여 주며 제일 관광지의 중심지역인 람블라거리를 알려 준다.

지도 하나 들고 천천히 길을 나서서 그 곳으로 가는 거리 양옆의 건물들을 보니 

모두 역사가 있는 도시답게 저마다 다른 디자인을 가진 멋진 모습이다.


람블라는 강바닥이라는 뜻으로

이 전에 이 곳에 강이었으나 도로포장을 한 후 바닥 장식을 강물이 흐르는

물결무늬로 해 놓았다.


람블라 거리로 가는 길은 이제까지 다른 스페인 도시에서 보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거대한 관광지의 면모를 보여 준다.

서울광장보다 몇 배가 큰 카탈루냐광장에 헤아릴수 없는 많은 관광객들이

파도처럼 넘치고 있고 제일 먼저 2층 투어버스 위로 보이는 맞은편 커다란 건물위의

'삼성'광고판이 눈에 들어 온다. 역시 삼성은 세계 브랜드임을 새삼 깨닫는다.

실제로 스페인 사람들의 대부분이 아이폰이 아닌 삼성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


바닷가로 향하는 람블라스 거리를 걸었다. 거리에 수많은 작은 가게들

꽃을 팔고 기념품을 팔고 부채를 팔고 흑인들은 길바닥에서 짝퉁 물건들을 판다.

초상화를 즉석에서 그려주는 거리 화가도 많고 퍼포먼스를 하는 거리 예술가도 많았다.

주위에 들리는 말들이 마치 바벨탑같이 수많은 언어들이다. 그룹으로 몰려

다니는 관광객들과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다.


외국을 다니며 느끼는 것이 외국인들은 몸이 불편해도 각종 보조기구를

착용하고서라도 관광을 다닌다. 지팡이는 물론 휠체어나 남의 팔을 의지해

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지적장애인들도 많다.

특히 나이가 많아 걷기 힘들어 보이는 사람들도 이 거리에는 유난히 많이 보였다.


오른편 빌딩 사이에 보케리아 시장으로 들어갔다.

보케리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먹거리가 있는 전통시장으로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 투어 다음으로 유명한 곳이다.


보케리아로 들어가는 순간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 놀라고

시장의 전통적인 고리타분한 냄새보다 색에 취해 버렸다.

온갖 과일을 쌓아 놓은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 서 있는데

과일을 이렇게 종류별로 무더기로 쌓아 놓으니 그 어떤 꽃의 색깔보다

더 아름다웠다. 그리고 한꺼번에 내 코로 쏟아져 들어 오는 과일향이

얼마나 시원하고 상큼한지 무슨 과일들이 있나 한참을 바라 보았다.

몇 십가지나 되는 종류를 보니 세상의 온갖 과일은 다 있는 것 같다.


이런 과일가게가 즐비한데 사람들이 조금씩 맛을 볼 수 있도록

투명 프라스틱 컵에 몇개 과일을 넣어서 2유로에 팔고 있어 사람들이 너도 나도

손에 과일을 먹으며 시장구경을 하고 있다.


각종 튀김류와 생선류 그리고 마른 과일열매류, 고기류, 채소류, 제과류 등등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음식들 사이를 지나며 혼자 온 것이 못내 안타까왔다.

여러 명이 한가지씩 사서 조금씩 맛보며 다니면 좋으련만 혼자인지라

컵과일하나 먹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단체로 온 사람들은 이 곳에서 먹을 것을 종류별로 사가지고

인근의 공터에 둘러 앉아 먹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사람들이 어느 건물위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기에 그 곳을 보니

길가 이층 베란다에서 하얀 짧은 치마와 하얀 머리 등 온통 하얗게 입은은 아가씨가

연신 짧은 치마를 손으로 나풀거리고 하얀 팬티 입은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그 뒤에 창가 글씨는 에로틱 박물관이니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 들고 있다. 같은 유니폼을 입은 외국 젊은이들이

이 거리의 매력에 빠져 소리를 지르며 다니고 있고, 깃발을 든 가이드의

안내로 몰려 다니는 중국 관광객도 많았다. 가끔 지나치는 사람들에게서

한국말도 들렸다.

   

길의 안쪽으로 들어가니 레알플라자라는 이름의 넓은 광장이 있다.

광장의 둘레에는 모두 카페와 식당인데 빈 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 많은 사람들이 바르셀로나 음식를 즐기고 있고 그 식당 사람들을 위해

어떤 아크로바틱하는 거리 공연팀이 연신 멋진 텀블링을 보여 주고 있다.

광장 가운데 분수대 주위에도 사람들이 많이 앉아 한낮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광장의 한 가운데 두개의 가로등의 모습이 상당히 이채로워 바닥에 새겨진 글을 보니

가우디의 작품이다. 가우디는 건물만 설계한 것이 아니고 이런 작품도 만들었다.


람블라 거리의 또 하나 볼거리는 각종 인간석고상 퍼포먼스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캐릭터를 요란하게 만들어 거리에 꼼짝도 안하고 서 있거나

앉아 있다. 서울의 관광지에서 이런 것을 하면 이 캐릭터들이 너무 자주 움직여

신선도나 흥미가 떨어지는데 이 곳에서는 사람들이 진짜인지 사람인지 의심할 정도로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람블라 거리 끝에 커다란 콜럼버스탑이 있다. 사람들은 탑 주위에 올라가기도 했다.

오른 편에 커다란 마리팀 박물관이 보이고, 바닷가의 벤치에 사람들이 먼 바다를 즐기고 있고

그 옆에 갈매기들도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서성거리고 있다. 바닷가의 벤치에

앉아 있는데 옆의 연인이 내가 있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키스에 몰두하고 있기에

슬며시 일어나 목조 다리를 건너 아쿠아리움쪽으로 가니 양 옆에 보이는 줄을 지어

정박한 요트들이 참 멋져 보였다.


목조 다리의 벤치에도 바닷가 낭만을 즐기는 커플들이 다정한 포즈로 앉아

꼭 끌어안고 사랑을 즐기고 있고 어떤 이는 웃통을 벗고 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며 일광욕을 하고 있다. 나도 바닷가에 홀로 앉아 멍하니  앉아

오고가는 유람선과 바람결에 조용히 물결치는 지중해의 에머랄드 빛깔을 즐겼다.


저녁에 식사를 위해 보케리아를 찾았다.

저녁시간이라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고 음식을 만들어 파는 가게들만 아직 영업중이다.

단체로 온 사람들은 한상 가득하게 내가 먹고픈 여러가지 종류의 해산물을 즐기고 있기에

사람들 많이 앉아 있는 곳에 나도 한자리 끼어 들었다.

메뉴를 보니 해산물 모듬 메뉴는 30유로, 옆에 사람 시킨 것을 보니 혼자서는

다 먹지 못할 양이다. 혹시나 반이라도 파느냐 물었더니 그렇게는 안된단다.

어쩔 수 없이 커다란 참치구이 단품과 와인 한잔을 시킬 수 밖에 없었다.

옆자리에 대만에서 온 청년이 말을 건다. 자연스럽게 산티아고 얘기를 했는데

까미노를 전혀 모르며 내가 800km 를 걸었다 했더니 무척 놀라워 한다.

그래서 나중에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라했다.


참치구이 하나로 양이 안차서 다른 가게에 들러 문어 구이와 멸치 구이를 포장해 달라 하고

들어 오며 마트에 들러 와인 한 병을 사서 숙소에 들어와 혼자 펼쳐 놓고 참치구이보다

더 맛있게 먹었다. 산티아고 까미노 걸을 때도 사먹어 보았지만

스페인에서는 문어구이가 상당히 맛있다.  


5월도 마지막 날이다. 집 떠나와 혼자 생활한지도 벌써 한달 보름.

그래도 집이나 한국음식이 그립지 않은 것은 난 천상 보헤미안인가 보다.

 

내일은 종일 가우디 투어를 예약해 놓았다.  

 


2016. 6. 2


지난 밤 숙소의 같은 방에서 자는 중국인 청년이 핸드폰을 진동으로 해 놓지 않아

자다가 시끄럽게 벨소리가 몇 번 울리고 일어나서는 마음대로 불을 키며

창문을 열고 무엇인가를 하느라 잠을 설쳤다.

역시 중국인의 세계 어디를 가나 공중도덕도 모르고 매너가 없다.


어제 종일 가우디 투어 후 오늘은 첫날 가보지 않은 시내의 다른 곳을 찾아 다녔다.

우선 바르셀로나에 세계적으로 제일 유명한 것이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바로 가우디고

또 하나는 리오넬 메시가 있는 FCB 바르셀로나 축구팀이다.


우리나라는 국제경기가 가능한 축구 전용구장을 가지고 있는 축구팀이 없지만

유럽 축구팀은 자신의 팀의 경기를 할 수 있는 전용구장을 가지고 있는 팀이 많다.

스페인에서는 영원한 숙적인 한일전축구같이 두 개의 커다란 프로축구팀이

거대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하나가 레알 마드리드 축구팀이고 상대역이

바로 바르셀로나 축구팀이다.


이 지역 사람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거의 광적이다.

바르셀로나 거리를 마드리드 축구팀 유니폼을 입고 다닌다면 거의 왕따나

혹은 시비를 당하기 십상이고 그 반대편 경우도 마찬가지다.

만약 게임이 있고 상대지역팀 이긴 날 반대편 도시를 유니폼을 입고 걷는다면

고의적이 아닌 것처럼 시비를 걸어 결코 몸이 성하지 못할 정도라 한다.


바르셀로나 관광시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다닌다.

그 유니폼 하나만으로도 특별 대우를 받는 것이 축구에 대한 열정이고 사랑이다.


그래서 조금 희귀한 관광이지만 FCB 바르셀로나 팀의 전용구장을 투어하기로 했다.

아침에 일찍 나와 축구경기장이 있는 캄포 누라는 이름의 전철역을 찾아 갔다.

'캄포 누'가 바로 전용구장 이름이다.


전철에 내래 조금 걸으니 커다란 경기장이 보인다.

FCB 팀은 카타르 항공이 스폰서라 경기장 외부에도

FCB로고보다 더 크게 QATAR Airway 라는 브랜드를 표시했다.

아직 사람이 없구나 하고 매표소쪽으로 가니 이미 표를 산 단체 관광객들이

상당히 많이 몰려 있었고 특히 어린이 관광객이 많았고 청년들도 많았다.


입장료 20유로를 내고 처음 들어간 곳은 각종 기념품을 파는 곳이다.

FCB의 로고가 붙은 각종 스포츠 용품과, 선수들 이름이 새겨진 축구 셔츠와 바지

그 중 메시것이 제일 많았다.


기념품점을 지나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구름다리에 우리에게도 익숙한 세계적 스포츠 스타들의

사진이 크게 걸려 있었다. 리오넬 메시, 수아레즈, 호나우딩요, 호날도 나자리오, 피고 등등.

박물관의 조명은 어두웠지만 그 안을 밝게 빛나게 하는 것은 수없이 많은 트로피와

테마영상 그리고 역대 전적과 주요 골장면을 보여주는 영상들, 창단때부터 사용했던

각종 스포츠용품들, 신발은 물론이고 장갑, 유니폼, 선수등록증 등등..

그 기념품들만 봐도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박물관을 지나 지정된 통로를 따라 들어가니 관중석이 나오고 그 곳에 10만 관중을

수용하는 거대한 경기장의 모습이 펼쳐졌다. 우리 나라 상암월드컵 경기장이

65,000명을 수용하니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가능하다.

그것도 일개 프로팀이 소유하는 경기장이라니 이 나라에서 축구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이미 많은 단체관광객이 관중석에 앉아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다.

특히 어떤 젊은이들은 체격으로 볼 때 축구 선수인 듯 모든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 거리는 것을 숨길 수가 없는지 눈이 반짝거렸다.


이 곳에서 경기할 때는 FCB 축구팬들은 로고의 상징색인 각각 3가지 색이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대형 로고를 그려 놓는지 그런 영상을 자주 보았다.

관중석에 대형 필체로 'MES QUE UN CLUB' 이라고 써 놓았다. 클럽 이상의 클럽이라는 말이다.

그 이름이 걸맞게 FCB는 수없이 많은 클럽대항 경기에 우승을 하였고

선수들도 모두 세계적으로 손꼽은 멤버들이다.

다른 양쪽 관중석에는 나이키 로고와 카타르 항공의 대형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경기장은 잔디에 흠하나 없을 정도로 깨끗했고, 진한 녹색과 연한 녹색의 잔디가

줄무늬처럼 정확한 간격으로 정리되어 있다.

얼마나 많은 축구선수들이 저곳에서 뛰고 싶을까?


경기장을 내려와 찾아 간곳은 기자회견장인 듯 대형 강의실 같은 곳이었고

그 다음엔 락커룸이다. 이 곳에서 선수들이 경기 전이나 경기 중에 쉬는 곳이다.

옆에 안마를 받을 수 있는 매트가 있다. 라커룸을 나와 선수들은 긴 복도를 지나

미사를 드릴 수 있는 작은 방으로 들어가 기도를 하고 내려와서는 우리가

축구 경기를 볼 때 선수들이 어린이들 손을 잡고 나오는 양갈래 길로 간다.

이 곳을 지날 때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릴까?


그 곳을 지나가니 눈 앞에 거대한 관중석과 경기장이 펼쳐진다.

상상을 해 보자. 선수들이 나올 때 10만관중이 한꺼번에 소리치과 박수치는

모습을 보면 어떤 두려운 마음이 들까?

경기 전 체력보다 먼저 담력을 길러야 할 것 만 같다.


경기장 나오자마자 옆에 아우디자동차 광고를 뒤로 하고 아주 좋은 의자가 두개 놓여있다.

이 좌석이 누구를 위한 좌석일까? 양팀의 감독은 아닐 것 같은데

누구의 자리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라운드의 푹신한 매트를 직접 밟아 본다. 한국에서도 해 보지 못한 체험을

외국에 나와서 하고 있다. 한국에도 이런 체험 투어가 있을까?

30년전 사우디에서 대학 축구장에서 이런 그라운드위에서 축구를 해 본 적이 있다.

그라운드가 너무 푹신해 일반 운동화를 신고는 경기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라운드를 나와 이젠 관중석의 제일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어느 좌석에 앉아도

경기장의 사각은 없다. 단시 맨 꼭대기 좌석은 맞으면 관중석은 안보이고 오로지

경기장만 보일 뿐이다.


그 곳에 아나운서들이 중계를 하는 부스가 있고 좌석이 두개씩 나란히 붙어 있다.

하나는 아나운서 용 하나는 해설자 용. 경기장의 가운데 쯤 위치한

그 곳에 앉으니 경기장이 좌우 치우침이 없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이 것으로 투어는 마치고 여느 관광지같이 맨 나중의 출구는 기념품 판매하는 곳이다.

들어올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곳에서 물건을 고르고

유니폼 티셔츠 가격을 보니 보통 60~80 유로정도였다.


비록 경기는 보지 못했지만 충분히 이 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을 알 수 있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저녁 시간 시내구경을 편하게 하기 위해

메트로가 가까운 람발라지역의 다른 숙소로 체크인 했다.

그러나 이 숙소는 먼저 숙소에 비해 조건이 더 안좋았다.

타월은 커녕 매트리스 카바나 이불도 주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도심지라 밤새 시끄럽게 떠들어 잠을 못 잘 정도였다.


이번에는 람발라 거리가 아닌 다른 곳으로 투어를 다녔다.

우선 시청사를 볼까 했는데 오늘은 입장이 되지 않는다.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린다.

성 호르게 성당앞. 문은 닫혀 있고 주위에 사람도 별로 없는데

성당 앞 계단에서 젊은 남자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 앞에 철대문에 유럽지도가 그려져 있고 무언가 스페인어로

써 있는 옆에 성모마리아의 전신모습과 손바닥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철문에

음각되어 있다. 흔히 잘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 손바닥에 사람들이

많이 손을 대서 그 부분만 반들반들하게 윤이 났다.

그 옆에 골목을 따라 들어가니 길거리 카페가 있고

정원에는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이 나무들의 샤워를 즐기고 있다.


대성당으로 가는 골목에서도 맑은 음악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작은 하프로 클래식을 연주하고 있다. 대성당앞 계단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 여행자의 특권인 여유를 누리고 있다.


성당 앞에도 역시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 자신의 CD를

기타의 하드케이스 놓고 판매한다. 성당 앞 광장에 커다란 벼룩 시장이 섰다.

손때가 많이 묻은 살림살이 소도구들과 각종 장식품들.

그 곳을 뒤적거리다가 손때가 잘잘 흐르고 장식이 없는

아주 간단한 와인따개가 있기에 가격을 물어보니

무려 몇 백년 된 것이라며 60유로란다. 무척 망설였다.

결국 사지 못하고 그 옆에 있는 유명한 기타리스트인

세고비아가 연주한 도너츠 LP 중고 음반을 하나 구입했다.


광장 다른 한켠에서도 거리 악사가 기타 연주를 하는데

귀에 익은 로망스나 알함브라 궁전의 등 클래식 음악들을

정말 감동받을 정도로 훌륭하게 연주했다.


성당 앞으로 이어지는 라이에타나 길은 유명 브랜드가  줄 이어 있는

쇼핑센터 길이다. 마침 저렴한 티셔츠와 팬티를 팔기에

나머지 여행기간 동안 조금 밝게 입을려고 하나 샀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그 길은 까탈루냐 광장으로 이어졌다.

새 옷을 입고 그 광장의 꽃밭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외국인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며 스마트폰을 내밀면

사진을 한 두장 찍은 것이 아니고 한꺼번에 10장이상을 찍는 것이 보통이다.

화면을 버튼을 간단히 터치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 카메라 버튼을 누르듯이

버튼 아이콘을 계속 누르고 있으니 스마트폰을 돌려받아 확인하면

대개 10장이상 같은 모습이 있다.


광장 근처에 바르셀로나 클래식 음악당인 Palau de la Musica을 찾았다.

음악당 앞에 어느 지휘자의 동상이 있는데 누군지 도무지 모르겠다.

최근에 연주했던 연주자들의 포스터를 보니 참 다양했다.

우선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합창 '까르미나 부라나'가 예정되어 있고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 바이올리니스트 안넨 소피 무터,

소프라노 안넨 네트렙코 등등 현재의 최고 연주자들이 이 곳에 와서 연주한다.

아울러 다음 주에는 최고의 테너 유나스 카우프만의 연주가 잡혀 있다.


아울러 2~3개월내에 구스타브 두다멜과 런던심포니 그리고 조르디 사발과

체칠리아 바르톨리 또한 내가 가장 좋아하고 노래소리만 들어도 판단할 수 있는 합창단인

영국의 존 엘리엇 가디너 경이 지휘하는 몬테베르디합창단이 이 곳에서 연주 예정이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 거릴 정도의 연주자들이다.


이런 유명한 홀에서 연주는 보지 못하더라도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아

언어별로 투어 시간이 달랐으나 마침 6시에 시작하는 영어 유료 음악당 투어를 신청했다.

음악당 로비에 있는 레스토랑 앞에서 약 20명 정도가 모인 투어는

음악당에 들어가자 마자 있는 합창단 연습장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997년에 유네스코의 세계 유산으로 등록된 이 음악당은

원래 오르페오 카탈라 합창단 공연을 위해 1908년에 까탈루냐 주민들의 기부금으로 만들어진 것이니

벌써 백년이 넘었다며 자랑스럽게 설명한다.


간단한 개요를 설명후 주단이 깔린 계단을 통해 이층으로 올라가는 손잡이의

장식도 거의 예술품이다. 천정도 참 아름다웠으며 세워둔 샹들리에도 참 아름다운

장식이었다. 스페인 태생으로 최고의 첼리스트인 파블로 카잘스의 흉상이 있고  

그 외 잘 모르는 음악가들의 흉상이 진열되어 있다.


홀은 자연의 빛이 들어와 밝히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 멋진 무늬가 있는 기둥과 창문

또한 예술적인 스테인드 글라스도 되어 있다.  실내 뿐 만 아니라 베란다도 참 아름다웠다.

베란다위의 장식품 위에 가느다란 핀이 많이 박혀 있어 물어보니 비둘기들이 앉지 못하게

해 놓은 것이다. 하긴 비둘기로 인해 얼마나 많은 예술품들이 손상되었는지 늘 안타까웠다.


공연장으로 2층으로 들어갔다. 바닥과 의자가 모두 나무재질로 되어 있고

자연 채광을 위한 양쪽 벽과 천정의스테인드 글라스들이 정말 아름다웠다.


무대에서는 아이들이 발레 공연을 리허설하고 있다. 정통 클래식 발레 공연은 아닌 듯

연주자들의 동작이 모두 현대무용 쪽에 가까왔다.

좌석을 얼른 대충 세어보니 약 1200석 정도 되는듯 했다.

전면에 커다란 파이프 오르간의 모습이 중세시대의 성과 벽 같았다. 


바르셀로나 여행의 마지막에 가장 값진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저녁은 KFC로 대신하고 잠시 바닷가에 나가 지중해에 인사 후

숙소로 돌아오다가 한국인 2명을 만나 얘기하던 중 키가 유난히 작은 아가씨가

산티아고를 마치고 오는 길이라기에 3명이서 거리 카페에서

맥주 한잔을 앞에 놓고 밤늦게까지 이야기하다 들어갔다.


밤새 밖에서 떠드는 시끄러운 소리로 잠을 못이루기에 왜 이리 시끄러운가 했더니

건너편 침상 옆에 창문이 열려 있었다. 그 옆에서 누워 있던 이도 문 닫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저녁에 KFC에서 콜라를 마신 것 때문에 잠이 안와 무척 힘들었다.

그리고 자다가 무언가를 잃어 버린 것같아서 2층 침대에서 내려와 어둠속에서

배낭 속 물건을 찾느라고 부스럭 거려 남에게 민폐를 끼친 것 같다.

새벽에 나가야 하니 배낭을 미리 챙겨 두느라 그럴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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