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영화속 내생각

얼라이드

carmina 2017. 1. 11. 13:34

나도 이젠 영화 좀 볼 줄 안다.

감독들이 구석 구석에 숨겨 놓은 보물들을 하나 하나 챙겨 볼 줄 안다.

배우들의 말한마디, 표정 하나 스쳐 지나가는 장면하나

그리고 무심코 들리는 음악 하나..

감독은 내게 그걸 보고 들으라고 화면에 집어 넣었으니

그걸 제대로 보는 즐거움이 바로 감독과 만나는 일이다.


전설의 배우 브래드 핏트와 신예 마리옹 꼬띠아르가 주연한 전쟁속의 사랑 영화.


전쟁 속의 사랑은 늘 위험한 포화속에서 자라나니 슬프다.

그러나 그 속에도 사랑은 싹 트고 자라서 현재까지 남아 있다.

그 싹을 가지가 되고 나무가 되기 위해

한 가정을 지키는 부모가 필요하다.


극장안에 전시된 영화 전단에 써 있는 시놉시스를 그대로 옮긴다면

"1942년 모로코 카사 블랑카.

영국 정보국 장교 바탄 (브래드 핏트)과

프랑스 비밀 요원 마리안 부세주르 (마리옹 꼬띠아르)는

독일 대사를 암살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작전 중 맥스는 마리안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고

임무를 마친 두 사람은 런던으로 돌아와 결혼해 딸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마리안이 스파이로 의심받게 되면서

이들의 사랑이 위협받기 시작하는데..."


모로코는 사하라 사막이 있는 알제리옆의 작은 나라로 카사블랑카로 유명한 도시다.

1942년 제작되어 명화 중의 명화로 손꼽히는 영화 카사블랑카.


얼라이드의 무대는 바로 1942년 그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서 시작된다.

뻔한 감독의 수작이다. 거친 사막에서 피어 난 사랑얘기를 하기 위해

일부러 모로코를 택해 사막에서부터 장면이 시작된다.


세상에서 발음이 가장 아름다운 언어인 프랑스어를 말하는 배우를 택해

이 영화도 그만큼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것을 은연중에 이야기한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모로코. 그 곳의 독일 대사를 암살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둘은 기막힌 부부로 위장하는 연극을 시작한다.

영화는 지뢰를 심어 놓듯 둘이 오가는 대화에서 결론을 보여 주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즐거운 것은 내가 모르는 외국인들의 생활습관을

알 수 있는 기회다.

모로코 남자들은 밤에 아내와 사랑을 한 후 혼자 지붕에 올라가

별을 본다. 사랑의 여운을 즐기기 위해 별처럼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몇 년 전 사하라 사막의 한 가운데서 밤 별을 본 적이 있다.

그 때 보았던 별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영국사람들은 집에서 파티를 하면

마치 우리 나라의 오래 전 시골 잔칫집처럼 비록 초대받지 않았어도

아무나 와서 먹고 즐길 수 있다.


프랑스 남자들은 담배를 피울 때는 먼저 앞에 있는 여자에게

담배를 피겠냐는 의향을 물어 본 뒤에 피어야 한다.


스파이영화처럼 배우들에게 어려운 것이 없을 것이다.

표정 연기에 두 가지 면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 두 배우는 멋지게 해 내고 있다.


아내가 스파이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남편이 집에서 거울 두 개로 비치는 아내를 바라보는 설정이 나를 만족케 한다.

여자는 시종 사건의 복선으로 들려지는 의미심장한 사랑의 밀어를 속삭인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그냥 스쳐 지나쳐서는 안된다.


남들은 영화를 보면 모든 것 잊어버리고 신나게 웃고 즐기면 그 뿐이라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해서 그런 코미디 영화나 어설픈 갱스터영화를 보지 않는다.

나는 영화를 생각하며 본다.


하이든이 '황제찬가'로 작곡했으나 현재 독일국가로 사용하고 있고 찬송가에도

'시온성과 같은 교회'로 불려지고 있는 노래가 이 영화의 주 맥락은 독일에

있음을 은연중에 얘기하고 있다.


자신의 아내가 독일의 스파이라며 72시간내에 그것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적지에 뛰어 드는 사랑의 열정으로 여성들이

브래드 핏트를 좋아하게끔 만들고 있다.


이 영화는 표정들을 잘 보아야 한다.

미묘한 감정들을 어떻게 표현해 내는지...


최근에 본 영화 중에 수작으로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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