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영화속 내생각

너브

carmina 2017. 1. 20. 19:46



너브, 영어로 Nerve, 즉 신경조직이다.


인간의 신경 조직은 신체 외부와 내부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받아들여

이를 종합 분석하여 서로 기능이 다른 조직이 유기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면 무언가 날카로운 것은 건드렸을 때 얼굴이 찡그러지고 입에서 '아파'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며 피가 나고 통증이 온다.


지금 컴퓨터가 발전된 스마트폰이 그런 신경조직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처음으로 컴퓨터로 인터넷이 연결되고

전세계 사람들과 채팅을 시작할 때 나는 작은 사무실의 컴퓨터 앞에서

브라질 사람과 채팅을 하며 브라질에서도 인삼이 재배된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란 바가 있다. 그 뒤로 그 놀람은 구글을 통해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 되었다.  


그런 놀라운 문명의 힘을 빌려 좋은 일에만 사용된다면 좋으련만

마치 우리 손이 선한 행동을 할 수 도 있는 반면 악한 행동도 가능한 것처럼

이젠 인터넷 사기행각이 비일비재하고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콘트롤 할 수 있으니

사람의 행동은 물론 생각까지 좌지우지 하는 현실이 바로 지금이다. 


영화는 그런 현실이 어떠한 악영향을 불러 오는지 한 단면을 보여 준다.


요즘도 젊은이들에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처럼 사생활들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또한 스스로 노출시키는 경향이 당연한 일이 되고

조회수를 많이 받기 위해 극단의 행동을 벌이기도 한다는 것이

사회문제화가 되고 있듯이 이 영화도 그렇게 시작된다.


누군가에게 어떤 임무를 주어 그 임무를 이행하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게 되면 상금이 주어진다.

아니다. 이젠 올리는 것이 아니라 생방송이 되어 버렸다.


사람들은 더 자극적인 요구하게 되고, 마치 청부폭행이나 청부살인처럼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된다.


이 영화는 젊은이들이 모험심을 자극해서 만든 게임의 이름이 '너브'다

게임을 보는 그룹이 '왓쳐' 즉 '보는 사람'이고 왓쳐들이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플레이어' 로 나뉘어 왓쳐들은 익명으로 플레이어에게

돈을 걸고 게임을 수행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낯선이에게 접근해 키스를 하게 하거나

백화점에서 옷을 훔치거나, 위험한 모습을 연출하는 등

심지어 법에 위반되는 행동 같은 것을 수행하면서 약속된 금액이

통장에 입금되고 그런 상황들이 모두 여과없이

'너브'라는 프로그램에 연결되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방송되며 일이 커진다.


그리고 그런 역할이 한 두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일이 수행되도록

음모를 꾸미는 일에 동참한다. 이런 일들이 모두 실명이 아닌

SNS 상의 아이디로 감추어지니 프로그램에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은

죄의식을 모르고 있다.


비록 영화는 주인공 들이 영화처럼 작전을 짜서

너브 프로그램을 삭제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그 프로그램은  아마도 인터넷이 있는 한 지속될 것 같다.


현실로도 비일비재하게 이루어지는데

영화는 아마 더욱 신랄하게 표현될 것이다. 


시종 긴박하게 진행되고 계속되는 임무들.

그것을 할지 말지는 본인들의 의지이지만

임무 완수 후 들어오는 통장의 돈을 보며 욕심이 커지고

이어지는 임무를 포기하면 그간의 쌓였던 상금이 모두 사라지는

조건과 임무 수행을 발설하게 되면 처하는 위험한 상황을 알면서도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사망에 이르느리라 하는

성경말씀처럼 사망에 이르는 상황에 처해서 마지막의 결단이

영화의 마무리를 장식한다.


현재 우리의 인생이 게임이 되어 버렸다.

내 삶이 아닌 남의 의지로 움직여야 하는 슬픈 현실이

개인과 사회와 직장 그리고 정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보이지 않는 너브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환경이 되어 버렸다.


성경 요한계시록의 예언처럼

이젠 우리의 이마에 바코드를 새겨 다녀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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