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살며..감사하며..

그래, 내가 할께

carmina 2022. 8. 6. 21:14

집에서나, 밖에서나, 어느 모임에서나, 회사에서나...

내가 잘 하는 말이다.

그래. 내가 할께..

그렇다고 모든 일에 그런 것은 아니다. 

직장다닐 때 어떤 일을 동료나 아래 직원에게 얘기하면 우선 핑계나 변명부터 한다.

그럴 때 나는 그 들에게 그 일을 해야 하는 타당성을 설명하여 이해시키느니 내가 직접 하고 만다.

나는 말을 조리있게 잘 하지 못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능한 관리자가 못되었고, 통솔력이 그다지 좋지 않아 대기업에서 임원까지 못한 것 같다. 

임원은 지시를 잘하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나는 내가 직접 일하기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가 조금 불편한 일은 내게 임무가 많이 떨어졌다. 

그리고 내 말을 듣는 상대방의 표정을 보면 대개 하기 싫어서 하는 모습을 알 수 있다.

특히 몸을 써서 하는 일에 대해서는 조금 불편해 하는 직원들이 많다.

'내가 이런 일 하러 여기 들어왔나?' 하는 중얼거리는 말이 귀에 들어올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무조건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고 내가 해 버린다.

그래서인가 혹시나 내가 일이 있어 직장을 그만두면 매번 먼저 이직한 다른 이가 나를 기꺼이 자기 회사로 불러주었다. 

어느 모임이든지, 누구에게 무엇을 하라지 미리 지정되어 있지 않는 한,

누군가 미리 준비해야만 되는 일이 생기면 모두 불편하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귀찮다고 생각하면 서로 마음이 불편하다.

직급을 떠나서,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여자 남자를 떠나서

누군가 그 일을 해야 한다면, 

나는...

내가 한다...

단체 여행을 다니며 단체 생활을 할 때도 나는 누구에게 일을 시키느니 내가 직접하는 것이 편하다.

뒷처리나 정리를 하는 것은 사람마다 관심에 따라 스스로 알아서 하기도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내가 조용히 처리해 버린다. 

그럴 때 나처럼 긍정적으로 일을 같이 하는 사람이 있으면 여행이 즐겁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을 두고 감상에 빠지는 사람보고 무어라 하지는 않는다.

그게 그 사람의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나는 늘 참여하는 여행을 즐긴다. 모두 나같이 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런 일은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주변을 정리하는 일, 설거지하는 일 등 전문적이지 않는 일은 기꺼이 내가 한다. 

아침에 출근할 때도 이불을 그냥 둔 채로 집을 나서는 적이 없으며,

맞벌이를 하는 입장에서 나보다 아내가 먼저 일어나서 밥상을 차려 주는 것을 원치 않는다.

대개 아침은 소식하는 편이라 그냥 빵 하나, 커피 한 잔만 있으면 족하니 굳이 누구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다. 

또한 내가 먹은 것은 즉시 설거지하고, 무언가 위험성이 예상되는 것들은 즉시 정돈해 놓는다.

술을 많이 마셔야 했던 중급관리자시절에도 업무 후 술을 마시고 집에 늦게 들어오면 미리 잠들어 있는 아내 모르게 조용히 내 침대로 들어간다. 

혹시 내게 강박관념이 있어서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그러나 남들이 왜 일을 하지 않나 하는 그런 조바심을 가지고 있기 보다는 

내가 그런 일을 직접 하면 체면이 구긴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게 내가 평생 편하게 생각하고 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가 마음이 약한 사람이어서 그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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