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영화속 내생각

[영화]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carmina 2022. 8. 14. 21:51

원제 'Hope Gap'인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러브 어페어의 그 청순한 어네트 베닝의 얼굴이 보고 싶어서 어떤 영화인지도 모르고 불과 몇 사람밖에 관객이 없는 광화문 씨네큐브의 넓은 공간의 한 구석에 콕 박혔다.

처음 화면에 나오는 낯 익은 여자. 누구지?

알고보니 나이든 어네트 베닝.

검색해 보니 나보다 2살 적은 58년 개띠다.

러브 어페어가 1995년 영화니, 무려 27년전의 30대 말에는 정말 꽃과 같았었는데...

장성한 아들은 외지에 나가서 공부를 하고, 남편 에드워드는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

그리고 시를 엮어 책을 만드는 일을 하는 부인 '그레이스'

부인은 모든 일에 욕심이 있고 자신이 있다.

자식도 사랑스럽게 키웠고, 착한 남편의 뒷바라지도 잘하고 있는 완벽한 주부다. 

스스로 그런 자신감과 완벽함에 말이 없는 남편에게 잔소리가 많다.

그게 제대로 사는 거라는 희열을 느끼고 있다. 

남편도 아내가 워낙 모든 일을 다 잘하니 별 말이 없다.

아내는 그게 사랑이라고 믿으며 산다.

착한 남편은 사업을 하는 아내를 위해 식사도 직접 챙겨 먹고 챙겨 주기도 하며 묵묵히 산다.

평생 출근하기 전에 아내가 일어나지 않아도 아침 밥을 알아서 챙겨 먹고 출근하는 내 모습같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했던가?

작은 부부싸움이 시작되과 아내가 남편을 때리는 폭행이 있었지만 평소 말없는 남편은 말이 없다. 

그러나 조용히 결심을 한다.

아내를 떠날 때라고...

남편은 아내가 자기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밖에서 자기와 맞는 여자가 있으니 이제껏 묵묵히 살아온 것이다.

결국 별거라는 카드를 내밀고, 별거는 이혼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적어도 남편은 무조건 평생 자기의 남편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까지 완벽한 부부생활을 했다고 자신하고 있었으니까..

부모의 이런 모습에 혼란스러운 것이 아들 제이미다.

이미 장성한 아들은 부모의 어느 편에 설수도 없다.

그러나 이미 어머니와 아버지의 결심은 확고한 것을 깨닫는다.

또한 아버지를 이해한다. 

사람은 누구나 나와 관계가 있는 사람이 아무 이야기 없으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런 것을 요즘 너무 많이 체험하고 있다.

일상적인 생각도 그러할진대, 사랑은 얼마나 더할까?

대개 나이든 부부들은 서로 대화를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나 또한 그러하다.

영화는 항상 관객의 공감을 목적으로 한다.

나도 이 영화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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