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영화속 내생각

영화 'Labor Day'

carmina 2022. 8. 15. 08:46

넷플릭스로 본 영화 Labor Day

미국의 노동절 연휴 기간 중에 일어난 어느 가정의 이야기다.

바람을 핀 폭력적인 남편과 이혼해 어린 아들 헨리와 

둘이만 마을의 외곽에서 살고 있는 아델 (케이트 윈슬렛)은

남편을 잃어버린 상실감에 매일 매일 생활이 무기력하기만 하다.

치장도 하지 않고 집도 가꾸지 않아 지저분하다. 

가끔 아들과 마트에서 식생활을 위해 물건을 사는 것도 모두 요리가 필요없는 Junk Food 들이다.

어느 날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귀가하기 위해 자기 차를 타는데

갑자기 피를 흘리는 남자가 차 안에 들어와 빨리 떠나라고 협박하기에

어디로 가느냐며 물었더니 아델의 집으로 가자고 윽박지른다. 

알고보니 그는 탈옥범이었다. 곧 여기 저기 수배령이 내리고 검문이 심했다.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범인을 데리고 들어갔더니 자신과 헨리를 의자에 묶어 버렸다.

여기까지는 통상의 범죄영화와 다름 없었다.

경찰들이 마을의 온 집을 수색하러 다니며 아델의 집도 찾아 왔지만

혹시라도 아들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아 경찰에게 얘기하지 못하고 

이후 범인과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교도소에서 면도를 못해 덥수룩한 수염에 흉악하게 생긴 범인 프랭크는 

생각보다는 악한 면이 없는 것 같고 자신과 아들에게 강압적이지 않아 신고하지 못했다.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찾다가 냉장고를 뒤지니 모두 캔 음식들.

범인은 캔 음식으로 멋진 과일 파이를 만들며 아델과 아들에게 파이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준다. 

'요리를 좋아하는 남자치고 나쁜 남자는 없다.'라는 가설도 생길려나..

헨리는 학교를 가야 했지만, 혹시라도 범인이 엄마에게 피해를 줄까봐 

자신의 집에 탈출범이 있다고 얘기하지 못하지만 

며칠을 같이 지내며 오히려 보호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를 보면서 모든 시청자들은 자신들이 뻔히 알고 있는 상상을 할 것이다.

그러나 스토리는 늘 반대로 진행된다. 그게 영화다.

하루 하루가 지나며 탈출범의 자상한 면을 보게 되니

가능한 자신은 외출을 삼가고 마을에서 해야 할 모든 일은 헨리가 도맡아 한다. 

헨리 또한 자신의 집에 침입한 범인에 대해서 서서히 호감을 가지기 시작하여

가능한 입조심, 행동조심을 한다.

그러나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 동화처럼 누군가에게 자꾸 말하고 싶은 

욕망은 감추지 못한다. 

아델은 처음으로 요리를 잘하고 집의 구석구석을 수리하고 

착한 남편같이 일을 잘하는 낯선 남자에게 따뜻한 정을 느끼고

헨리도 처음으로 엄마의 얼굴에서 생기가 돋고 

탈옥범이지만 아버지같은 남자에게 야구를 배우며 호감을 느낀다. 

자폐아를 두고 있는 이웃집 부인이 잠시 어디를 다녀온다며 휠체어를 타는 아들을 

아델집에 맡겼을 때도 말을 제대로 하지 자폐아 아들은 우연히 TV 를 보고 

그가 범인인 줄 알지만 표현하지 못하고 그냥 돌아간다.

그렇게 매일 외줄을 타는 듯한 긴장감속에 보내는 노동절의 연휴동안

점차 이 낯선 남자와 사랑에 빠져든다.

결국 아델은 이 남자와 같이 살고 싶어 아들과 함께 캐나다로 도망가기로 한다.

영화를 보면서 보는 내가 긴장했다.

언제 어느 시점에 어떻게 발각될까?

그 결말은 어떻게 될까?

노동절 연휴동안 벌이진 이 사건으로 아들의 인생이 변한다. 

나름대로 열심히 머리 속으로 시나리오를 쓰며 보고 있었지만

결론은 하나도 맞는게 없었다.

내 추측과 다르게 흘러가는 스토리.

그게 영화를 보는 재미다. 

아델역의 케이트는 영화 타이타닉에서 본 것처럼 감성연기를 잘하는 너무 유명한 배우이지만

탈옥범 프랭크 역의 조시 브롤린은 주로 악역으로 나오는 배우다.

전혀 다른 이미지의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라 더 흥미있게 보았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의 Long Taking 은 '감동'과 '위안'을 주기에 충분한 장면이다.

그래... 중간에 TV 채널 돌리지 않기를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