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030

영화 'Labor Day'

넷플릭스로 본 영화 Labor Day 미국의 노동절 연휴 기간 중에 일어난 어느 가정의 이야기다. ​ 바람을 핀 폭력적인 남편과 이혼해 어린 아들 헨리와 둘이만 마을의 외곽에서 살고 있는 아델 (케이트 윈슬렛)은 남편을 잃어버린 상실감에 매일 매일 생활이 무기력하기만 하다. 치장도 하지 않고 집도 가꾸지 않아 지저분하다. 가끔 아들과 마트에서 식생활을 위해 물건을 사는 것도 모두 요리가 필요없는 Junk Food 들이다. ​ 어느 날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귀가하기 위해 자기 차를 타는데 갑자기 피를 흘리는 남자가 차 안에 들어와 빨리 떠나라고 협박하기에 어디로 가느냐며 물었더니 아델의 집으로 가자고 윽박지른다. 알고보니 그는 탈옥범이었다. 곧 여기 저기 수배령이 내리고 검문이 심했다. ​ 어쩔 수 없이 ..

빵칼과 아버님

아침에 빵칼로 빵을 썰다가 문득 아버님이 그리워졌다. ​ 생전 직장생활만 하신 아버님은, 다른 사회생활이 거의 없으셨고, 그 어디에도 아버님의 사진 속에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 없는 것을 보면 여행이라는 것도 해 보신 적이 없는 분이다. ​ 전체 식구 9명을 먹여 살리려면 그렇게 개인의 사생활을 즐길 시간이 없으셨을 것이다. 또한 국가의 기간산업인 제철회사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인 용광로옆에서 평생을 사셨으니 용광로 불이 꺼지지 않는 한 아버님께 휴일이라는 것은 없었다. 약주를 좋아하셨지만, 아무리 취하셔도 다음 날 아침에 자전거를 끌고 출근하는 일은 절대 건너뛰는 적이 없으셨다. ​ 어머님도 여행사진은 오래 전 동네 어른들과 창경궁에 개나리 배경으로 사진 찍은 것이 유일한 사진이다. 그런 아버님께서 어느..

선생님 저도 암환자였어요

몇 년 전 가끔 용인에 있는 호스피스병원에 시간을 내서 혼자 다녔었다. 그 곳에서는 내가 30년 동안 노래하던 부부 합창단의 여자 단원 한 분이 의사로 계셨기 때문에 무언가 내가 할 일이 있을 것 같아, 집에서 좀 멀기는 하지만, 가끔 할일 없는 휴일이나, 혹은 휴가 때 이틀 정도를 시간내어 그 분의 주선으로 환자들을 돌 보는 일을 했다. ​ 그런데 처음에는 환자들이 있는 방은 요양전문가만 들어갈 수 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청소를 하고, 주방일을 돕는 정도였지만, 몇 번을 찾아 가서 눈에 익으니까, 큰 지식이니 훈련없이도 환자를 돌보는 일도 맡았고, 환자들을 목욕하는 일과 환자복을 갈아 입히도 일도 거들고 혹은 막 임종한 환자의 처리도 거들었다. ​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이 호스피스 병원에 있다는 사실..

[영화]로얄 어페어

2022. 3 ​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으니 자주 뒤적이는 것이 넷플릭스. 그 많은 영화들 가운데서 늘 먼저 관심을 갖는 것은 적어도 이름이 알만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이고, 가능한 영화가 실화를 다룬 것이라면 좋고, 그 영화의 다른 사람들 평을 잠시 읽어보고 영화보는 시간을 투자한다. 그렇게 선택한 영화 18세기 덴마크 왕정시대의 실화인 로얄 어페어. 주연 배우인 매즈 미켈슨도 덴마크 사람이고, 그 상대역인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스웨덴출신이다. 배우들도 이 영화에 대한 출연이 무척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영화제목이 왕가의 스캔들이라는 표현보다 어페어라는 의미가 편하게 다가오는 것은 영화 '러브 어페어'같은 감동을 줄까 하는 기대때문이다. 편집증이 있는 왕족의 크리스티앙에게 시집을 오는 영..

[영화]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원제 'Hope Gap'인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러브 어페어의 그 청순한 어네트 베닝의 얼굴이 보고 싶어서 어떤 영화인지도 모르고 불과 몇 사람밖에 관객이 없는 광화문 씨네큐브의 넓은 공간의 한 구석에 콕 박혔다. ​ 처음 화면에 나오는 낯 익은 여자. 누구지? 알고보니 나이든 어네트 베닝. 검색해 보니 나보다 2살 적은 58년 개띠다. 러브 어페어가 1995년 영화니, 무려 27년전의 30대 말에는 정말 꽃과 같았었는데... ​ 장성한 아들은 외지에 나가서 공부를 하고, 남편 에드워드는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 그리고 시를 엮어 책을 만드는 일을 하는 부인 '그레이스' 부인은 모든 일에 욕심이 있고 자신이 있다. 자식도 ..

나도 모르는 나의 습관

오늘 낮에 아내가 하는 말이... "당신은 일요일만 낮잠자더라" "그래? 나 그거 못 느꼈는데..." 그리고는 내 방에 들어와 앉아 있다가 졸려서 잠시 낮잠 잤다. ​ 직장다니던 시절 아내가 내게 불만이... "당신은 도대체 힘들다는 소리를 안해, 그래서 내가 자꾸 눈치를 보게 돼" ​ 내가 그랬나? 아마 그건 내 삶의 철학인것 같다. 살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다른 사람에게 '나 힘들다'는 표현은 하지 않겠다는... 누구에게 위로받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아니면 '겨우 그거 하고도 힘드냐?'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일까? ​ 내가 과묵한 것은 아닌데 적어도 저녁 퇴근하여 집에 와서는 "나 힘들어 그러나 아무것도 시키지마"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남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 혼자 트레킹을 많이 하면서..

고려장

자전거 한대가 며칠째 육교위에 묶여서 꼼짝못하더니 오늘은 기어코 비를 주룩 주룩 맞고 있다. ​ 자전거 모습을 보아서는 애들 자전거가 아니다. ​ 분명 젊은 사람이 탔을것이다. ​ 자전거종류를 검색해보니 이런 자전거를 로드바이크라 하는것 같다. ​ 결코 초보자용이 아니고 속도를 즐기는 종류이고, 색깔도 유난히 튀는걸 보니 유행을 즐기는 젊은이가 타는것 같다. ​ 근처에 젊은이들이 잘가는 클럽같은 유흥가가 있으니 이 근처에는 외제 스포츠카도 자주 보이고 내가 가는 헬스장도 온 몸에 문신한 사람들이 많다. ​ 무슨 이유로 일주일 넘게 이 곳에 자전거를 두고 찾아가지 않을까? ​ 육교위인 이곳까지 올라온것은 여러가지로 추측할수 있다. ​ 거리에 묶어 두기엔 보는 사람이 많아 육교위에 두었거나, 우리 아파트 2..

달콤한 유혹

하루에도 몇개씩 오는 스팸 메일.. ​ 내 블로그를 이용하고 싶단다. 자기들이 글을 써서 보내고 내가 마음에 드는 것만 올리면 된다며 글 하나에 얼마 혹은 한달에 얼마씩 지불하겠다고... ​ ""저희는3 맛집,뷰티,여행,육아등 다양한 리뷰광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블로거분들에게 전혀 피애가 가지 않도록 저품질 예방에 힘쓰고 있으며, 금액의 경우에는 매달 30-50만 정도 드리고 있습니다 블로거님에게 맞춰 주제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전체적인 관리요령도 함께 공유해드리고 있습니다."" ​ ​ 이런 달콤한 일이 있나.. 손안대고 코풀기다.. ​ 그러나 내 인생의 경험을 보건대 이런 유혹은 거의 내 치아를 썩게 만들고 결국은 이빨을 뽑아야 하는 지경까지 갈 수 있다. ​ 돈 몇 푼에 혹했다가, 내가 40년간 써..

딱 하나 부족한 것

가족들 모두 잠에서 깨지 않은 아침 7시면 늘 창가에 앉아 빵이나 떡으로 아침을 먹으며, 아래로 보이는 도로에 출근하는 사람들과 차들을 본다. ​ 시야를 조금 위로 올리면 우리 집 주위에 삶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포진되어 있다. ​ 가족당 자가용 2대까지 여유있는 지하 6층까지 있는 주차장 노인들과 애견들이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아파트 바로 뒤에 있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롯데 소형마트 들이 아파내나 길 건너편에 있고 아파트 단지내에 편의점 2개와 은행, 빵집과 맛집 들 길건너편에 농협마트와 반경 1.5 km 내에 대형 마트 2개 집에서 200m 내에 경찰서와 600 m 에 소방서 300 m에 전철역 350 m에 대형 백화점 500 m에 대형 극장 600m에 시청과 대형 공원 700m에 도서관 1.2..

사람들과의 관계

평소에 많은 이들이 내게 하는 말. '늘 웃고 다니시네요.' '웃는 모습이 좋아요.' '다른 이들에게 나쁜 소리 안할것 같이 보여요.' '화 안내실 것 같아요.' 등 등 내게 듣기 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 그러나 나도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그냥 허허 웃고 다니거나, 그냥 멍청한 듯 슬며시 웃고, 어디가면 입 크게 벌리고 웃지만, 때로는 내 심경이 불편할 때면, 웃.지.않.는.다. ​ 물론 누구다 다 그렇겠지만, 나는 내 마음을 잘 감추지 못한다. 귀찮은 것, 불편한 것, 힘든 것, 짜증나는 것 들은 잘 참는 편이다. 그러나 때로는 너무 직설적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 싫은 것을 견디지 못할 때는 슬며시 피하기를 많이 하지만, 도저히 피하기 힘들 때는 싫은 표정과 말투가 툭 툭 튀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