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음악과 삶

모짜르트의 "후궁탈출"

carmina 2015. 8. 25. 13:02

 

 

1999년도 5월 30 일

 

오래된 내 기록을 보다가 가족과 함께 모짜르트의 오페라 후궁탈출을 본 후기가 있어 올려봅니다.

 

아이가 오페라를 보다가 인터미션 끝나고 조심스럽게 물어봅니다.

이거 모자르트 오페라라고 했는데 모자르트는 언제 나오느냐고...

 

용운님 덕분에 온 가족이 멋있는 오페라를 즐겼습니다.

한국 초연이라는 아마데우스의 명장면 '후궁탈출'.

 

대개 오페라가 내용이 복잡하여 무척이나 지루한 편인데

오늘 즐긴 후궁탈출은 그 중 단순한 스토리입니다.

그리고 또한 내용을 자막으로 알려 주기 때문에

공연을 이해하기에는 아주 좋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나라 성악가들끼리의 오페라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어색한 연기가 아름다운 음악의 느낌을

조금 반감케 했고 오페라를 하기에는 조금 왜소한 신체 구조가

단순히 노래만은 아닌 연극이라는 면까지 고려할 때 배역면이나

전체적인 구도에 신경을 더 써야 할 것 같네요.

 

외국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해 온 프리마돈나는 역시 감정과 성량이

아주 풍부한 반면 그 대역은 조금 그녀에 모자란 듯 했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좋은 감정과 기분만 가져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안다고 이렇게 되지도 않는 평을 늘어 놓네요.

 

차라리 음악을 전혀 모르고 오랫만의 예술공연을 흐뭇한 기분으로

바라 보는 것도 좋은데...

 

징슈필(대사가 있는 오페라라고 함)이라 유명한 탈렌트가 대사만

하는 역을 맡았는데 우리 딸이 보기에도 연기가 별로 안 좋았던지

왜 오페라에 탈렌트가 나오느냐고 불평하더군요.

 

후궁탈출은 특히 무대 의상에 신경을 써, 보기에 무척 좋았습니다.

 

유럽배낭여행할 때 파리 오페라 하우스 방문시의 감동을 느꼈습니다.

 

오페라에 사용했던 의상들을 전시해 놓고 관광객들이 무대를

생각케하는 배려를 무척이나 부러워했는데, 오늘 공연장의 로비에도

그러한 배려가 있었습니다. 배우들의 의상을 따로 전시하고 터키풍의

의상을 디자인한 모습들을 화폭으로 보여 주어 또 다른 관심을 보였고

무대를 미리 그림으로 보여 주어 좋았습니다.

 

공연 시작 전 로비에서 신동헌 화백을 만났습니다.

아름드리 안동혁씨 연주에 가끔 오셔서 스케치하시기도 하고

연주 후 아름드리 회원들과 음악 이야기도 나누신 노화백이

오늘 공연 팜플렛에도 음악에 대한 정성을 보여 주셨더군요.

배우들의 연습 장면을 그 독특한 화풍으로 스케치하셨습니다.

 

오늘은 아름드리 덕분에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용운님 오늘 낮에 티브이에도 얼굴을 보여 주어 아내를 기쁘게 해 주시고

저녁에는 온 가족이 행복한 주말 저녁을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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