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넘어 어렴풋이 옛생각이 나겠지요. (김창완)
그런 슬픈 눈으로 나를 보지말아요.
가버린 날들이지만 잊혀지진 않을거예요.
오늘 처럼 비가 내리면은 창문넘어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 슬픈 눈으로 나를 보지 말아요.
가버린 날들이지만 잊혀지진 않을거예요,
생각나면 들러봐요.조그만 길 모퉁이 찻집
아직도 흘러나오는 노래는 옛 향기겠지요,
그런 슬픈 눈으로 나를 보지말아요.
가버린 날들이지만 잊혀지진 않을거예요.
생각나면 들러봐요 조그만 길 모퉁이 찻집
아직도 흘러나오는 노래는 옛 향기겠지요
그런 슬픈 눈으로 나를 보지말아요,
가버린 날들이지만 잊혀지진 않을거예요
잊혀지진 않을거예요.
잊혀지지 않을거야.
정말 잊혀지지 않을거야.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길모퉁이 찻집이 있었다.
종로 1가의 무과수제과 위에 있었던 조그만 찻집.
지금은 사라졌지만 내게는 그 곳이 참 아늑한 쉼터였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곳은
내가 인사동 근처의 S건설다닐 때
직원들과 회식하고 나서
늦은 밤 전철을 타면 입에서 나는 술냄새를 없애기 위해
혼자 이층 카페에 올라가 차 한잔이나
칵테일 한 잔 마시면서
넓은 창문 아래로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역한 냄새가 사라질 때까지 시간을 보내던 곳이다.
늦은 밤 사람들은 택시를 잡으려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을 쓴 사람들이 바삐 지나가고
연인들이 팔장을 끼고 다정하게 거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었다.
그 곳에서 즐겨 마시던 스크류드라이버.
음악을 들으며 조금씩 홀짝 거리기엔
오렌지 쥬스의 달콤함과 보드카의 쌉쌀한 맛이 어울리는
가장 알맞는 칵테일이었다.
내 고향 인천에도 그런 곳이 있었다.
인천의 자유공원 밑에 있던 그 곳 카페에서
늘 김이 모락 모락나는 커피한잔을 놓고
교회 친구들과 함께 밤늦게까지 이 노래를 들으며
젊음을 이야기했었다.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단지 그 순간의 고민을 서로 들어주고
어깨 툭툭 치며 잘 될거라고 다독거리기만 했다.
또 다른 마음속의 길모퉁이 찻집이 있었다.
허름한 나무창으로 바다가 보이는 그 곳에
바바리 깃 세우고 초등학교 교실에 있었던 것 같은 나무 의자에 앉아
난 우두커니 혼자 있던 날이 많았다.
한 때는 그 곳에 누군가와 같이 밝은 얼굴로 웃음지으며
오랜동안 마주 앉은 사람의 얼굴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세월은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들었다.
그 추억들을 생각하며 바라보는 바다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었지만
거울 속의 내 얼굴도,
그 얼굴 속의 내 기억도,
그 기억 속의 나와 마주 앉았던 사람의 모습도
모두 사라졌다.
뜨거운 커피 잔의 온기가 아직 손바닥안에 감돈다.
향긋한 커피 향이 모락 모락 피어오르고
곁들여 주는 비닐봉지안의 수입과자 두 조각이
맛있게 느껴지던 그 시절의 젊음이
아직도 추억으로 남아 씹는 맛이 있다.
취업을 앞 둔 그 해 겨울에도 이 노래를 들었었다.
그리고...
그 다음 해 취업이 되고..
내 젊음은 긴 긴 세월동안 모두 일하는데 쏟아 부었다.
그리고 지금 그 젊음이 커피향기처럼
진하게 풍기도록 마음의 커피 잔을 두 손으로 꼭 싸안고 있다.
가버린 날들이지만 잊혀지진 않을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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