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까미노 18

산티아고 까미노 6일차 (에스테야 - 로스 아르고스)

2016. 4. 24 아침이면 알베르게 접수대앞에 모여 있는 여행용 트렁크를 보며 이 사람들이 여행을 다니는지 순례를 다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들은 순례자라기보다는 그냥 걷는 여행을 다니는 사람일 뿐이라고 치부해 버린다. 물론 그렇게라도 해서 이 곳에 오고 싶은 열망은 이해하지..

산티아고 까미노 5일차 (푸엔테 라 레이나 - 에스테야)

2016. 4. 23 다행하게도 아침에 빨래들이 다 말랐다. 자다가도 잠시 잠이 깨면 널어 놓은 빨래들이 다 말랐나 하고 확인할 정도로 나는 어느 덧 주부의 마음이 되어 버렸다. 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 얼마나 내게 행복을 주는지 아마 산티아고를 걸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것이..

산티아고 까미노 4일차 (팜플로나 - 푸엔타 라 레이나)

2016. 4. 22 늘 그렇듯이 새벽에 세면을 위해 남여 공용 화장실을 갔더니 외국의 나이드신 아주머니들이 팬티와 티셔츠만 입고 볼일을 보러 나오셨다. 눈을 어디로 둘지 몰라 안절부절할 수 밖에 없었다. 어둠 속에서 랜턴 빛에 의지해 배낭을 챙기는데 제일 신경쓰는 것이 혹시 두고가는 물..

산티아고 까미노 3일차 (라라소나 - 팜플로나) 15.3 km

2016. 4. 21 지난 밤 내가 언제 잤는지 모를 정도로 잠에 빠져 들고 새벽에 아래층에 있는 화장실을 가느라고 전등을 켜다가 그만 잘못해서 사람들 곤히 자는 윗층의 전등을 켜서 미안했다. 그런데 내 안경이 어디갔지? 자다가 안경의 코걸이가 부러진 꿈을 꾸었는데 안경이 찾아봐도 없다. ..

산티아고 까미노 2일차 (론세스바예스 - 라라소나) 25 km

2016. 4. 20 새벽 6시경에 어디선가 명상음악이 들렸다. 아마 사람들에게 깨끗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라는 방송인 줄 알고 난 편하게 듣고 있는데 외국인 한 명이 내가 있는 곳으로 오더니 여기서 소리가 난다며 내 앞에 침대의 침낭을 뒤져 보더니 그 속에서 핸드폰을 찾아 냈다. 앞에 한..

산티아고 까미노 1일차 (생장 - 론세스바예스), 26.5 Km

2016. 4. 19 새벽에 눈이 떠졌다. 밤새 누군가 기침을 했고, 코를 골고, 2층 철침대에서 들리는 삐걱거리는 쇳소리를 들으며 자다가 깨어 새벽에 슬그머니 밖으로 나가 별을 보았으나 구름이 많아 별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아침 6시경에서 부터 사람들은 일어나 어둠속에서 작은 랜턴에 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