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걸으면 내가보인다/부엔 까미노 40

산티아고 까미노 26일차 (트리아카스텔라 - 사리아)

2016. 5. 14 전 직장에서 스페인에서 몇 년간 부인과 함께 근무했던 동료 직원이 한국에 돌아와 본사 근무하는데 부인이 자꾸 스페인 가서 살자고 부추긴단다. 비록 스페인의 시골마을만 다니긴 했지만 참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사람들의 여유로움과 욕심부리지 않는 모습들이 부러웠다. 간..

산티아고 까미노 25일차 (라 라구나 - 트리아카스텔라)

2016. 5. 13 어제 그렇게 힘들었는데도 아침의 몸 상태는 가뿐했다. 완전히 25일째 몸은 걷는 기계가 되어 버렸다. 잠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시간이고, 아침만 되면 항상 완충되었다. 그러나 마음과 영혼은 온갖 기쁨이 넘치고 넘쳤다. 이 힘든 일을 육체가 견뎌내고 있다는 자부심과 모두가 ..

산티아고 까미노 24일차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조 - 라 라구나)

2016. 5. 12 또 비가 온다. 어제 오후 내내 날씨가 좋아 참 즐거운 까미노였는데 그 비구름이 힘들게 폰세라돈 산을 넘어 폰페라도를 지나 여기까지 따라 왔는지 이제 이 곳에도 비가 내린다. 비가 오니 새벽길이 더 어두울 것 같아 평소보다 조금 늦게 출발했다. 어제 마을을 산책하며 봐 둔 ..

산티아고 까미노 23일차 (폰페라다 -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조)

2016. 5. 11 어제 저녁 알베르게에서 영어를 유난히 유창하게 하고 스페인어까지 말할 줄 아는 한국인을 보았다. 일찍 잤더니 일찍 눈을 떠 떠날 준비를 마쳤지만 알베르게의 규칙이라며 6시 반이전에는 문을 나서지 못하게 하기에 앉아 기다리는데 그 한국인이 내게 말을 건다. 그는 미국 ..

산티아고 까미노 22일차 (폰세라돈 - 폰페라다)

2016. 5. 10 어른들도 힘든 일에 3살박이 아들이 얼마나 힘들까? 비록 많이 걷지는 않아도 헨리가 정말 힘든 듯 밤새 칭얼거렸다. 엄마는 어떻게든 같은 방에서 잠자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안 줄려고 아이를 달래고 있는 모습이 참 안스러워 보였다. 아침에 헨리엄마가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

산티아고 까미노 21일차 (아스토르가 - 폰세바돈)

2016. 5. 9 아스토르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도시라 이 곳에서 하루 더 묵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걷기 위한 순례자라 그런 욕심은 버렸다. 이미 까미노를 걸은 친구들이 중간 레온쯤에서 하루 쉬었다 가라고 했지만 그다지 하루 휴식을 필요로 할 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차라리 이 페이스를..

산티아고 까미노 20일차 (산 마르틴 - 아스토르가)

2016. 5. 8 1000년전에 순례자들은 어떻게 산티아고까지 갔을까? 걸어서, 마차를 타고, 말을 타고 그리고 뱃길 따라서.. 그 때도 이렇게 길이 힘들었겠지? 지금은 전 구간이 위험한 길이 아니지만 그 때는 수많은 강도들이 있었고 숙소도 별로 없었을테고, 가는 곳마다 선교의 임무도 있었으니..

산티아고 까미노 17일차 (템프라리오스 - 엘 부르고 라네로)

2016. 5. 5 지난 밤 누군가의 스마트폰 벨소리가 나를 몇 번 일으켜 세웠다. 알고보니 일찍 귀마개를 하고 잠든 이지노씨가 벨소리를 못 들었나 보다. 그리고 중대한 일인 듯 열심히 누군가와 문자로 대화하고 있었다. 오늘은 라네로까지 먼 거리라 일찍 출발했다. 그건 나 만의 생각이 아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