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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BTS 성지-맹방해수욕장

2022. 8 ​ '우린 자랑스런 대한민국인이다.' 라고 어디 가나 외칠 수 있는 것은 BTS가 있기 때문이다. ​ 한 때는 싸이가 불렀던 노래 때문에 전세계 어디를 가던지 싸이의 말춤을 흉내내며 한국인임을 알렸는데 이제는 굳이 춤을 안 추어도 외국인들어 먼저 다가 와 BTS를 아느냐며 묻는 고귀한 민족이 되었다. 살다 살다 보니 정말 천지개벽할 노릇이다. 80년대 초 처음 해외에 출장 다닐 때 외국인이 나를 보고 늘 두가지로 물었다. 자패니스? 차이나? 그 현상은 년도 표기의 앞 숫자가 1에서 2로 바뀌어도 변함이 없었다. 단지 적어도 놀랄만한 경제 성장으로 자패니스나 차이나 얘기를 듣지는 않았다. 삼성과 LG의 가전제품이 톡톡한 국위선양을 한 셈이다. ​ 이전의 외국호텔의 방에는 거의 일제 TV였는데..

삼척 후진항 해양레저체험

2022. 8 ​ 이번 삼척여행 중 가장 자연을 액티브하게 즐긴 후진항 해상레저 체험이다. ​ 그다지 크지 않은 후진항은 방파제로 일부 공간을 제외하고 완벽하게 가려져 작은 해양 레저 체험을 즐기기에는 가장 적당한 장소다. ​ 어선이 닿은지 오래되었는지 항만 내의 수면에는 선박이 기름기 하나 보이지 않은 맑은 물이 바닥이 보일 정도로 깨끗하다. ​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은 거의 해양레저용 배만 정박되어 있다. 커다란 부유물이 바닷가에 만들어져 도크를 대신하고 있고 바닷가 한켠에는 각종 대여용 레저용품이 즐비하게 걸려 있다. 우선 제일 먼저 간단한 교육을 받고 카누를 탄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 이전에 타보았던 카누의 모양이 다르다. 모두 투명 플라스틱이고 앞뒤로 걸터 앉는 의자도 보였다. 이전의 카누는 작고..

삼척 해상케이블카

2022. 8 ​ 바다의 도시, 삼척 우리는 늘 바다를 수평으로 바라본다. 그 시야의 한계가 어디일까? ​ 가끔 비행기를 타고 보는 바다는 너무 막막하다. 조금 더 가깝게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는 없을까? 해양도시 삼척에 그 해답이 있었다. 2017년에 준공한 해상케이블카. 동해안 청정 자원의 절경은 해안 도시 어디나 최고의 관광자원인데 해안가에 볼거리가 많고 각종 기암들이 많은 삼척에 건설한 해상케이블카 운행으로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울만한 아름다운 경치를 가진 장호해변을 관광객에게 온전히 돌려 드릴 수 있었다. 각각 32명이 탑승가능한 Sunset 호와 Sunrise 호로 명명한 두 대의 케이블카로 거대한 용머리 모양의 용화역과 장호역의 874m를 오가며 케이블카 아래로 펼쳐지는 멋진 풍광은 관광..

영화 'Labor Day'

넷플릭스로 본 영화 Labor Day 미국의 노동절 연휴 기간 중에 일어난 어느 가정의 이야기다. ​ 바람을 핀 폭력적인 남편과 이혼해 어린 아들 헨리와 둘이만 마을의 외곽에서 살고 있는 아델 (케이트 윈슬렛)은 남편을 잃어버린 상실감에 매일 매일 생활이 무기력하기만 하다. 치장도 하지 않고 집도 가꾸지 않아 지저분하다. 가끔 아들과 마트에서 식생활을 위해 물건을 사는 것도 모두 요리가 필요없는 Junk Food 들이다. ​ 어느 날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귀가하기 위해 자기 차를 타는데 갑자기 피를 흘리는 남자가 차 안에 들어와 빨리 떠나라고 협박하기에 어디로 가느냐며 물었더니 아델의 집으로 가자고 윽박지른다. 알고보니 그는 탈옥범이었다. 곧 여기 저기 수배령이 내리고 검문이 심했다. ​ 어쩔 수 없이 ..

빵칼과 아버님

아침에 빵칼로 빵을 썰다가 문득 아버님이 그리워졌다. ​ 생전 직장생활만 하신 아버님은, 다른 사회생활이 거의 없으셨고, 그 어디에도 아버님의 사진 속에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 없는 것을 보면 여행이라는 것도 해 보신 적이 없는 분이다. ​ 전체 식구 9명을 먹여 살리려면 그렇게 개인의 사생활을 즐길 시간이 없으셨을 것이다. 또한 국가의 기간산업인 제철회사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인 용광로옆에서 평생을 사셨으니 용광로 불이 꺼지지 않는 한 아버님께 휴일이라는 것은 없었다. 약주를 좋아하셨지만, 아무리 취하셔도 다음 날 아침에 자전거를 끌고 출근하는 일은 절대 건너뛰는 적이 없으셨다. ​ 어머님도 여행사진은 오래 전 동네 어른들과 창경궁에 개나리 배경으로 사진 찍은 것이 유일한 사진이다. 그런 아버님께서 어느..

선생님 저도 암환자였어요

몇 년 전 가끔 용인에 있는 호스피스병원에 시간을 내서 혼자 다녔었다. 그 곳에서는 내가 30년 동안 노래하던 부부 합창단의 여자 단원 한 분이 의사로 계셨기 때문에 무언가 내가 할 일이 있을 것 같아, 집에서 좀 멀기는 하지만, 가끔 할일 없는 휴일이나, 혹은 휴가 때 이틀 정도를 시간내어 그 분의 주선으로 환자들을 돌 보는 일을 했다. ​ 그런데 처음에는 환자들이 있는 방은 요양전문가만 들어갈 수 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청소를 하고, 주방일을 돕는 정도였지만, 몇 번을 찾아 가서 눈에 익으니까, 큰 지식이니 훈련없이도 환자를 돌보는 일도 맡았고, 환자들을 목욕하는 일과 환자복을 갈아 입히도 일도 거들고 혹은 막 임종한 환자의 처리도 거들었다. ​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이 호스피스 병원에 있다는 사실..

[영화]로얄 어페어

2022. 3 ​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으니 자주 뒤적이는 것이 넷플릭스. 그 많은 영화들 가운데서 늘 먼저 관심을 갖는 것은 적어도 이름이 알만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이고, 가능한 영화가 실화를 다룬 것이라면 좋고, 그 영화의 다른 사람들 평을 잠시 읽어보고 영화보는 시간을 투자한다. 그렇게 선택한 영화 18세기 덴마크 왕정시대의 실화인 로얄 어페어. 주연 배우인 매즈 미켈슨도 덴마크 사람이고, 그 상대역인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스웨덴출신이다. 배우들도 이 영화에 대한 출연이 무척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영화제목이 왕가의 스캔들이라는 표현보다 어페어라는 의미가 편하게 다가오는 것은 영화 '러브 어페어'같은 감동을 줄까 하는 기대때문이다. 편집증이 있는 왕족의 크리스티앙에게 시집을 오는 영..

[영화]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원제 'Hope Gap'인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러브 어페어의 그 청순한 어네트 베닝의 얼굴이 보고 싶어서 어떤 영화인지도 모르고 불과 몇 사람밖에 관객이 없는 광화문 씨네큐브의 넓은 공간의 한 구석에 콕 박혔다. ​ 처음 화면에 나오는 낯 익은 여자. 누구지? 알고보니 나이든 어네트 베닝. 검색해 보니 나보다 2살 적은 58년 개띠다. 러브 어페어가 1995년 영화니, 무려 27년전의 30대 말에는 정말 꽃과 같았었는데... ​ 장성한 아들은 외지에 나가서 공부를 하고, 남편 에드워드는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 그리고 시를 엮어 책을 만드는 일을 하는 부인 '그레이스' 부인은 모든 일에 욕심이 있고 자신이 있다. 자식도 ..

나도 모르는 나의 습관

오늘 낮에 아내가 하는 말이... "당신은 일요일만 낮잠자더라" "그래? 나 그거 못 느꼈는데..." 그리고는 내 방에 들어와 앉아 있다가 졸려서 잠시 낮잠 잤다. ​ 직장다니던 시절 아내가 내게 불만이... "당신은 도대체 힘들다는 소리를 안해, 그래서 내가 자꾸 눈치를 보게 돼" ​ 내가 그랬나? 아마 그건 내 삶의 철학인것 같다. 살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다른 사람에게 '나 힘들다'는 표현은 하지 않겠다는... 누구에게 위로받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아니면 '겨우 그거 하고도 힘드냐?'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일까? ​ 내가 과묵한 것은 아닌데 적어도 저녁 퇴근하여 집에 와서는 "나 힘들어 그러나 아무것도 시키지마"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남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 혼자 트레킹을 많이 하면서..

고려장

자전거 한대가 며칠째 육교위에 묶여서 꼼짝못하더니 오늘은 기어코 비를 주룩 주룩 맞고 있다. ​ 자전거 모습을 보아서는 애들 자전거가 아니다. ​ 분명 젊은 사람이 탔을것이다. ​ 자전거종류를 검색해보니 이런 자전거를 로드바이크라 하는것 같다. ​ 결코 초보자용이 아니고 속도를 즐기는 종류이고, 색깔도 유난히 튀는걸 보니 유행을 즐기는 젊은이가 타는것 같다. ​ 근처에 젊은이들이 잘가는 클럽같은 유흥가가 있으니 이 근처에는 외제 스포츠카도 자주 보이고 내가 가는 헬스장도 온 몸에 문신한 사람들이 많다. ​ 무슨 이유로 일주일 넘게 이 곳에 자전거를 두고 찾아가지 않을까? ​ 육교위인 이곳까지 올라온것은 여러가지로 추측할수 있다. ​ 거리에 묶어 두기엔 보는 사람이 많아 육교위에 두었거나, 우리 아파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