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 466

10년만의 졸업선언

2022. 5 2011년 년말 쯤에 회사의 정기신체검진에 특별한 검사가 포함되었다. PETCT. 처음 듣는 단어다. 나이가 55세이상 되는 직원만 복지차원에서 해준다 하며 온몸의 암을 스캔하는 100만원 금액 정도의 고가 검사라 한다. 몸이 뜨거워지는 주사를 맞고 커다란 통에 누워서 내 몸이 통째로 여러 번 들락 날락하는 간단한 검사였다. ​ 그런데 며칠 후 의사의 호출이 있었다. 내 몸의 신장에 암이 자라고 있다고... 신장이 2개인데 그 중 암이 자라고 있는 부분의 신장 하나를 들어내도 남은 것 하나가 문제없으니 수술하자고..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몇 번의 확인검사를 더 했다. ​ ​ 연말에 우리 집 모든 식구가 교회에서 하는 일이 많으니 사실을 가족에게 말하지 않았다. 대신 아내에게 내가..

복권이 맞았다

복권을 사는 경우가 내 인생에 살아온 날 수에 비하면 거의 없다시피 한다. 직장다닐 때 가끔 사보기는 했지만 어느 날 주말마다 TV 앞에서 '쏘세요' 하면 화살을 당기며 번호를 맞추어 보던 그 모습이 초라해 보여 이후 사지 않았다. ​ 그렇다고 전혀 사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어쩌다 꿈이 좋으면 혹시 내게 좋은 일이 있으려나 기대하면서 한 두번씩 사보기는 했다. ​ 그래도 3자리 이상 맞아 본 적이 없으니 그냥 잊고 지냈는데... ​ 지난 4월 초 토요일, 아내와 부천에 있는 정지용 향수길을 걷고 집으로 올 때 조금 멀기는 하지만 왔던 길을 되돌아가 집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 부천역 앞을 지날 때 둘이 오랫만에 이삭토스트에서 점심을 샌드위치로 간단히 해결하고 늘 퇴근 때 마다 보는 복권판매대. 금요일 저..

Triple Crown Achieved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때 김포공항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때 VIP 영접하는 자원봉사를 담당했다. VIP 들은 개회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한국에 도착하니 개회식 한 달 전부터 의전팀에서 근무하고 올림픽이 끝나도 일정 기간 더 봉사해야 했다. ​ 당초 올림픽 자원봉사 모집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위해 1985년 여름에 자원봉사 신청 접수를 받았다. ​ 당시 을지로 입구에 있는 외환은행 본점에서 자원봉사 접수를 할 때 이제 중학생 정도 밖에 안되는 학생들이 아무 일이나 봉사하겠다고 신청서류를 쓰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었다. 나는 그런 일이 처음이라 어느 부분에 신청을 할 까 고민하다가 업무 때문에 해외 나갈 일이 많고 부천 집에서 공항이 가까우니 김포공항 자원봉사를 신청하고 이..

내 보물을 인천시립박물관에 기증하다.

2022. 7 집밖으로도 내보내지 않을 정도로 내 생애 가장 아끼는 노래 악보를 인천시립박물관에 기증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걸 기증한다고 지난밤 잠을 설쳤다. ​ 중학교때부터 시작하여 대학때까지 10년간 인천 YMCA에서 주관하여 매주 몇곡씩 노래부르는 Sing Along Y 행사에 거의 10 년간 빠짐없이 참석하여 모은 악보로, 모두 손으로 직접 그려 등사했다. 60~70년대 인천의 건전 음악문화 그리고 청년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 유물이다. ​ 영원히 남는 사진같이 오래 오래 내 애장품이 박물관에 남아 인천시민들이 '오래전 인천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 라며 고개를 끄덕이고.. 같이 노래했던 학생들이 이젠 어른되어 이 악보를 보고 추억을 되새겨볼수 있길.. ​ ​

인천시 우수 블로거 선정

블로그를 시작한지 무려 30년이 넘었으나 한번도 지자체에서 블로그를 매년 선정하는 것을 몰랐다. 2년전 은퇴 후 여기 저기 팸투어를 다니면서 다른 블로거들에게서 지자체에서 블로그를 매년 선정하여 년초에 공고를 보고 인천시와 부천시에 신청했다. ​ 그리고 지난 3월에 선정되고 인천시 블로그 기자를 시작한지 5개월정도 지속적으로 한 달 인천에서 소개할만한 곳을 찾아 매달 3개의 글을 올렸는데... ​ 아침에 거실의 창문 앞에서 까치가 계속 울기에 창문을 열고 내려다 보니 아래층 밖 베란다에 까치가 앉아 계속 울고 있어 별 생각없이 사진을 찍어 관심을 보였다. 오후에 인천의 8월 블로그 기사로 선정한 강화도의 온수리성당을 찾아 열심히 여기 저기 사진을 찍고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구상중인데 카톡이 떴다. ​ 인..

부천 국제영화제 (BIFAN)자원봉사 후기

2022년 7월 초순부터 시작된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BIFAN)를 위한 자원봉사를 약 열흘 동안 근무하고 대개 내 블로그의 성격상 후기를 바로 써야 하는데 혹시나 조심스러워서 사람들의 관심이 조금 수그러들 즈음에 쓰기로 했다. ​ 부천에서 살기 시작한 지 30년. 처음에 모집공고를 확인했을 때 이전부터 부천국제영화제가 해마다 열리고 있다는 것은 알았었다. 혹시 내가 봉사자로 참여할 부분이 있을까 하고 모집 부문을 보니 외국에서 오는 영화 관계자들을 공항에서 안내하는 파트가 있어 88서울 하계 올림픽과 평창동계올림픽의 자원봉사 경험을 살려 이제는 시간이 많으니 이 행사에 봉사하고자 신청 양식에 맞추어 작성하여 이메일로 지원했다. ​ 그러나 내가 지방 여행 중 제출한 양식에 무언가 잘못되었다며 계속 수..

흑백영화 컴온 컴온 (C'mon C'mon)

2022. 7 ​ 내가 언제 흑백영화를 보았던가? 오래전 영화 '남과 여'에서 흑백 장면이 나왔던 기억이 얼핏 흐른다. ​ 영화 제목 '컴온 컴온'은 상대방에게 얘기나 행동을 하라고 격려하며 부추길 때 쓰는 말이다. 과연 우리는 자녀의 교육을 시킬 때 이런 격려를 하는 부모가 있을까? '시키는 거나 제대로 하라'는 우리네 부모님들의 고압적인 자세는 거의 대부분의 한국 사회의 모습일 것 같다. 나 또한 그렇게 자랐었다. 형님들이나 부모님에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면 '하라는 공부나 제대로 하라'라는 식의 답변이 돌아오니 감히 내 생각을 별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자랐다. 음악을 하겠다는 생각을 얼핏 얘기했을 때 부모님이 생각하시는 음악은 '딴따라'외에는 없었다. 그러나 자라면서 생각해 보니 나는 음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