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는 가끔 형제들끼리 놀리고자 할 때 '너는 다리밑에서 주워 온 자식이야' 하며 이야기할 때 진짜 나는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 난 자식이 아니고 경인선 철교 다리 밑에서 주워 온 고아로 생각해 눈물을 쏟았던 기억들이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리 모든 형제들은 어머니의 다리밑에서 주워 온 자식들이었다. 나중에야 그걸 알고 '형도 다리밑에서 주워 왔잖아' 하며 맞받아치며 허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초가집 우리 집 안 방의 문위에 걸린 액자에는 여러 개의 작은 사진들을 넣어 두었는데 그 중 늘 시선을 끌었던 사진 한 장이 아버님이 낯모르는 여인과 서로 선 채로 비스듬히 마주보고 있는 사진이다. 아버님은 늘 하시는 포즈로 양팔을 등 뒤로 넣으시고 몸집이 좀 있고 그다지 이쁜 ..